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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에 대한 독서감상문을 올립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담아가셔도 되지만, 수정 후 재배포 또는 인터넷에 출처없이 공유하시는 것은 금지합니다.



1.

암살을 위해 죽음도 불사한 두 주인공과 그 친구들

형가의 친구로는 구도와 고점리가 있다. 개를 잡는 천한 일을 하는 이와 장님 악사, 모두 사회적으로 천민에 속했다. 하지만 형가는 개의치 않았다. 고점리란 인물은 후에 진시황의 악사가 되어 진시황을 암살하려 한다. 형가의 복수를 위해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영화 속에 들어난 무명의 교우관계는 단순하다. 장천과 파검, 비설의 만남이 전부이다. 무명의 암살계획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들은 암살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천하를 위해 죽고, 평화를 위해 죽는다. 결코 자기를 위해 죽거나 살지 않았다.


계획에 성공한 무명과 아쉬움이 남는 형가의 암살계획

형가의 암살계획은 약간은 허술했다. 그와 대동했던 호위무사 는 진시황을 알현할 당시 겁에 질려 있었으며, 암살을 시행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진시황에서 충분한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암살에 실패한 모습은 무명보다는 무예가 출중하진 못했던 것 같다. 이에 반하여, 무명은 완벽했다. 그는 「10보 필살 검법」이라는 기술로 진시황을 충분히 암살할 수 있었다. “오늘이 짐한테는 운명의 날이겠구나.” 라는 진시황의 대사는 무명의 암살계획에 체념했던 진시황의 당시 상황을 잘 말해준다. 


*호위무사: 암살을 부탁한 태자 단은 진무양(秦舞陽)이라는 용사를 채용해서 부사(副使)로 삼아 형가를 돕게 했다.


형가와 무명; 암살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

자객열전 속에서 형가의 암살의도는 잘 나타나있지 않다. 진나라 때문에 가족이 몰살당한 복수를 위해 10년 동안 암살계획을 세워 온 무명에 비해, 형가의 진시황 암살은 당위성이 떨어진다. 무명과는 달리 형가는 개인의 복수보다는 암살을 위해 고용된 전문 킬러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2.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과 그 과정에서 패망한 나라의 검객이 진시황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다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진시황의 그 유명한 한 마디, 천하로 끝이 난다. 즉, 진시황은 하늘로부터 명을 받아 천하를 통일하는 성스러운 일을 했으며, 진시황의 향후 관심 역시 천하를 실천하는 것이라는 이 말은 자객을 진시황 앞에서 굴복하게 하고, 장렬한 죽음을 받아드리도록 한다.

1989년 중국의 정치적 자유를 꿈꿨던 지식인들의 움직임은 인민해방군에 의해 종식되고 만다. 이후 중국은 시위를 효과적으로 막아낸 상해시 당서기 강택민을 새로운 총서기로 임명한다.


영화 영웅은 곧 천안문 사태로 표현된 젊은 지식인의 불만에 대해 공산당에 의해 이룩한 천하통일을 대업이라는 해석으로 강요하고 있다.





3.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색채들의 상징성을 알아본다.

-암살에 성공하면 빨간 손수건을 흔들어라!

빨강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진시황을 시해한다는 것은 주나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주나라는 불을 숭상했다. 그러므로 성공했다는 의미는 진나라에서 주나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므로 불, 빨강을 의미하는 것이다. 


-암살에 실패하면 노란 손수건을 흔들어라!

암살이 실패하여도 다른 누군가가 또 다시 암살을 시도할 것이다. 진나라가 숭상했던 물을 이길 수 있는 것은 흙이다. 흙을 나타내는 노란 손수건을 흔든다는 의미는 미래의 암살자가 나타날 것을 의미한다.





4.

역사적 인물을 평가할 때는 다양한 견해들이 보일 때가 많다.

몽골의 칭기즈칸이나 일본의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대표적이다. 중국에서는 진시황이 죽은 후 줄곧 그를 천하의 폭군으로 취급하였다. 그러면서 진시황을 죽이려는 수많은 자객들을 영웅으로 만들어왔다. 최근 들어 중국의 경제발전은 국제적인 대국으로의 지위 변동을 가능케 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역사책에서나 존재하던 왕년의 폭군, 정복자에 대한 재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 중 진시황을 다시 보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조조' 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이듯 진시황을 최고의 CEO로 평가하는 학자들도 생겨났다.


완벽한 폭군도 완전한 선군도 이 세상엔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시대적 상황을 통해 인물은 평가되어야 한다. 영웅이라는 영화는 진시황의 천하통일을 당위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은 진시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또한 20년 전 천안문 사태를 교차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상징하는 면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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