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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향수에 대한 감상문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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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에 대한 간단한 줄거리와 작품의 배경이 된 사회적 분석에 대해 아래와 같이 작성하였고, 작품에 대한 심층분석, "Pax Romana" 해석은 아래 링크에서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링크 : http://popopo1484.tistory.com/37




영화 향수를 읽고서..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엄청난 냄새에 자극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자의 사정된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 난자의 고유냄새가 있다고 한다. 보고 듣는 것만큼이나 냄새, 후각은 중요하다. 냄새 없는 음식을 한번 생각해보자. 얼마나 무미건조한 맛일까? 미식가의 천국 프랑스에선 음식을 눈으로 한번, 향기로 한번, 소리로 한번, 입으로 한번 즐긴다고 한다. 시각, 청각, 미각만큼이나 후각은 우리의 감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서양역사를 살펴볼 때, 이러한 후각은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해 보이는 것으로 표현하기란 어렵고 힘든 작업이기 때문이다. 영화 ‘향수’ 는 이런 점에서 특이했고, 후각이란 보이지 않는 감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향수는 내용적으로 볼 때, 전개되는 시대가 향료학 Osmologie이 발전하는 시기였다고 한다. 또한 향수의 작가인 파트리크 쥐스킨트 는 이 작품을 위해 실제로 줄거리에 나타나는 현장들을 답사하기도 했는데 특히, 최고의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으로 주인공 그루누이가 떠났던 그라스 (프랑스 남동부 지역)에서 작가는 유명한 향수 제조 회사 ‘프랑공나르’을 방문, 향수 기술의 비법을 터득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의 사실적 표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시대 분석과 작품 속 내용에 대한 서양역사와의 비교를 통해 작품을 살펴보도록 하자.



영화의 사실적인 배경묘사 & 배경시대 분석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작품 ‘향수’는 보이지 않는 감각인 후각에 대해 중세시대를 잘 묘사해 주고 있다. 글의 배경이 되는 18세기 프랑스를 작가는 원작에서 “우리 현대인들로서는 거의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악취가 도시를 짓누르고 있었다. 길에서는 똥 냄새가, 뒷마당에서는 지린내가, 계단에서는 나무 썩는 냄새와 쥐똥 냄새가 코를 찔렀다” 고 설명했다. 근대화가 이루어진 시기였다하여도 그 당시의 길거리는 아마도 쥐들이 득실거리고, 분뇨가 길거리 여기저기에 즐비한 곳으로 상상할 수 있다. 시민들은 머리를 잘 감지 않고, 충치로 인한 구취가 심했고, 죽은 개, 고양이들에서 나는 썩은 냄새들은 가히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악취는 파리가 가장 심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큰 도시였기 때문에, 언제나 악취의 지옥으로 사람들은 파리를 인식했다고 한다. 악취는 시민들, 빈곤층에서만 고통을 준 것은 아니었다. 귀족들, 성직자는 물론 왕들에게서도 악취는 심했었다고 한다. 18세기는 아직 박테리아의 분해 활동에 제약을 가할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적 활동인 생명의 과정과 부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기본적인 위생개념이 잡혀져 있지 않은 시기였다. 주인공 그루누이의 어머니가 그루누이를 생선좌판에서 낳고 생선 자르던 칼로 탯줄을 자르는 모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이 당시의 어머니들은 지금처럼 아이들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다. 피임의 방법이 전무했던 시기라 어쩔 수 없이 임신을 하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임신 중에 성행위를 하거나 음주를 하는 경우가 많아 유산을 하는 경우 많았고, 특히 임산부가 잠을 잘 때 엎드려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눌려서 질식사당하는, 유산 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나서도 정상적인 보육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이것은 작품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루누이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고 이곳저곳 팔려다닌다. 사회적으로 버려진 아이들을 위탁받아 보육하는 시설은 있었지만, 시설에 비해 버려지는 아이들의 수가 많았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보육은 기대되지 못했다.


‘향수’ 간략한 줄거리

 ‘그르누이’는 18세기 파리의 더럽고 악취로 가득한 한 시장의 생선좌판대밑에서 태어난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팔려간다. 그는 천부적으로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태어난 천재였다. 어려서부터 냄새에 집착하고 모든 사물을 냄새로 파악하고 추적한다. 그의 특별한 능력과 이상한 행동들 때문에 주위사람들은 그를 멀리하게 되고, 외로운 유년기를 보내게 된다. 그는 시장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 여인의 향기를 통해 냄새가 아닌 향기를 알게 된다. 그녀의 향기를 사랑했던 그는 그녀를 살인한다. 그리고 그 향기를 그녀의 사랑을 가지려 한다. 그녀의 향기를 간직하고 싶어진 그는 ‘그라스’로 떠난다. 여행을 떠나던 중 그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체취가 정작 자신에게만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라게 된다. 그는 자신과는 다른 여자의 젊고 예쁜 사랑받는 그녀의 향기를 채우고 싶어 했다. 그러면 자기도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비틀어진 욕망을 갖게 된다. 최고의 향수의 재료로 13명의 여인들의 체취가 필요했던 그는 그녀들을 모두 잔인하게 살해한다. 마침내 기적의 향수는 완성한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살인이 발각되어 결국 처형 될 신세에 놓인다. 그는 처형되기 전 관중 앞에서 그 기적의 향수를 뿌리고 그 향에 매료된 관중들은 정신을 잃고 그를 찬양하게 된다. 주인공의 향에 매료된 관중 모두가 알지도 못하는 옆 사람과 사랑을 나누기까지 한다. 그들은 살인자인 그에게 무릎을 꿇고 찬양한다. 이제 그의 목적은 달성되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고 자신이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외로웠고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사랑을 하게 만드는 향수를 만드는데 성공하였지만 정작 자신은 누구도 사랑해주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향수를 가지고 자신이 태어난 더럽고 악취 가득한 파리의 생선시장으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만든 기적의 향수를 모조리 자신에게 퍼붇는다. 시장 사람들은 그 향기에 매료되어 그에게 달려들고 그는 사람들의 거짓사랑을 받으며 향수병과 옷만 남기고 사라지게 된다. 완벽할 순 없기에 가지는 아쉬움 영화와 원작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아쉬운 부분들이 조금 있었다. 향수 제작의 이유가 원작에선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여인들의 향기를 모은다는 내용인데, 영화에선 첫 살인을 한 여인의 향기를 다시 얻기 위해서인지 혹은 그 여인의 향을 담을 수 없었던 걸 안타까워해서 체취를 향수로 만들기 위해서 였는지, 아니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해서인지 판단하기가 조금은 어려웠다. 장편의 소설을 2시간짜리 영화에 담으려고 내용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전체 내용상의 매끄러움이 다소 적었던 거 같다. 원작이 워낙 대단하고 후각적 내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뛰어났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컸고 그로인해 가지게 되는 나의 약간의 욕심 때문인지 영화보다는 소설로서의 향수가 작품을 이해하는데엔 더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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